하프와 공작새-미얀마 현대정치 70년사/장준영 지음/눌민/2만1000원

동남아시아의 자원 부국 미얀마의 현대정치 70년을 망라한 국내 첫 연구서다. 식민지 시기의 독립운동부터 최근의 소수 민족 갈등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현직 대학 교수인 저자 장준영은 미얀마 정치의 권위자답게 심층적인 차원까지 파고들어 아주 쉽게 소개한다.

우리에게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로 대표되는 민주화 운동, 1983년의 아웅산 묘역 테러 사건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하프와 공작새는 미얀마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두 열쇠다.

하프는 여흥을 즐기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미얀마 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을 상징한다. 공작새는 미얀마 사람들이 스스로를 태양의 자식이라고 부르듯이 태양을 상징한다. 공작새는 식민지 시기 이래로 민족주의와 국내외적 투쟁을 의미하며, 아웅산 수치에게 공작새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군부에 저항하는 투쟁의 상징으로 이어져왔다.

저자는 “하프가 미얀마적인 독창성을 강조하며 국민의 자긍심의 고양, 국가적 우수성을 암시한다면, 공작새는 좀더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암시한다”고 풀이한다.

미얀마의 군부는 가장 현대화된 집단이다. 군부는 파벌주의와 종교적 상징주의라는 전통주의적 또는 전근대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장비와 군사 교리의 현대화를 통해 가장 모범적인 집단으로 발전했다. 미얀마는 또한 정치와 종교의 합치를 토대로 버마식 사회주의를 지향해왔다. 하지만 다른 시민사회세력이 뿌리 내리고 발전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된 어두운 측면도 있다. 저자는 지난해 3월 들어선 아웅산 수치의 민간정부에 대한 평가와 전망도 다룬다. 미얀마의 현대정치사는 식민지 경험, 군부 독재, 경제 발전, 민주화 운동, 시민사회의 성숙이라는 과제를 안고 고군분투하는 아시아의 다른 여러 나라들과 겹쳐진다. 미얀마를 통해 또 다른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미얀마를 좀더 친숙한 이웃으로 소개한다. 한국인들에게 미얀마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는 나라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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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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